한해도 다 저물어가는 날, 많은 눈이 내린다는 예보에 활터에 올랐는데 아무도 없다. 활터는 그야말로 온통 하얀세상인데 거기에 펑펑 눈이내리고 멀리과녘이 아스라히보이고 눈을 뒤집어 쓰고있다. 하얗게 물든세상에서 한순을 내노라니 딴세상인듯하다. 고요속에 관중이되면 불빛과 함께 텅빈 적막을 깨는 소리가 공간을채운다. 한순을 내고나니 한사우가, 조금 후에 또 한사우가 올라와 같이 사대에 선다. 눈은 정신없이 내리고 과녘도 눈속에 희미하며 그나마도 눈에 덮혀있는데 , 그 와중에 관중이 되니 노란불과 동시에 경쾌한 소리가 공간을 울리니 바로 이 맛이다!세순을 내고 아무도 밟지않은 눈밭을 걸어가며, 제설삽으로 길을 만들며 나아간다. 어느사이 푸근한 날씨탓에 땀이 솟아 오른다. 눈속에 묻힌 화살을 찾고는 과녁주변을 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