붓글씨 137

청벽유고를 마무리하면서

봄부터 잡았던 청벽유고집을 세번의 계절이 지나도록 쓰고있다. 붓을 잡고 시간을 보내노라면, 어느순간 깊이 몰입해 즐기고있는 자신을 인지하고 즐기며 보내는 시간이 이러하구나 라는 것을 느끼게된다. 홀로 붓을 잡고 서투르게 모양을 베껴쓴지도 어느덧 5년의 세월이 지나간다. 초기시절보다는 많이 발전했겠지만 아직도 부족하고도 서투른 글씨이다. 그런데도 붓을 잡고 몰입하여 즐기고 있음이 좋은 일이다. 더불어 옛 선인들도 만나고 그들의 삶과 생활모습과 생각을 간접적으로나마 접 할 수가 있으니 축복이다. 사실 붓글씨가 아니면 어찌 시경,서경,대학,중용등을 접할수가 있었으랴... 스승도 없이 홀로 무언가를 베껴쓰다보니 고서들을 펼쳐놓고 보고 베껴쓰게 되면서 고전들을 접할수가 있었으니 이또한 즐거운 일이다. 11월을 보..

붓글씨 2023.11.30

청벽유고를 다시 쓰면서

매일오후 한시간여 붓을 잡고 청벽유고글귀를 베껴쓰고있다. 근래들어 쓰는 내용들이 가슴에 와 닿는 것을 느끼니 나이가 들었다는 것과 가을이 되었다는 것을 느끼게된다. 예나 지금이나 떠난 사람을 기리며 아쉬워하는 마음이나 고향을 그리워하는 애틋함은 크게 다르지가 않다는것을 새삼느낀다.한자한자 글자를 베껴쓰면서 습사도 하고 내용도 익히니 다다익선이다. 다만 작은 한자가 잘 보이질않아 커다란 확대경으로 자주 들여다보야야하는 것이 우려스럽다. 가을이 익어가면서 실력도 영글어가기를 바라본다.

붓글씨 2023.10.10

한지 접기

초보자는 글자를 일정하게 잘 쓰기위해 한지를 규격에 맞게 접어서 글씨는 접어진 칸안에 쓰는 연습을 하여야한다고 배웠다. 그러나 그걸 무시하고 접지도않고 너른 한지에 마음대로 글자를 써왔으니 크기도 다르고 모양도 달라 전체적으로 보면 한쪽으로 치우치거나 그야말로 천태만상의 글씨가 되었다. 그것도 망각하고 쓰다가 어느순간 이것이 아니다 싶어 한지를 접어 정해진 칸안에 써보니 다 쓴 후에 보더라도 균형있게 배치되고 글자의 크기도 일정해 보기에도 좋다. 하나하나 배우고 익히며 터득하는 것이 배움의 길이요, 깨달음의 길이다. 어느순간 조금만 틀을 깨고 나오면 보이고 깨닫는 것을,조그마한 틀안에서 낑낑거리며 고민하고 헤메일 때가있다.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야 겨우 한걸음 나아가는 것이 배움의 길인가보다. 어느 ..

붓글씨 2023.09.14

청벽유고1편

9월인데도 폭염과 열대야가 지속되더니 어제저녁부터 조금 기세가 수그러들었다. 그래도 한낮의 기온은 뜨겁고도 따거울정도이다. 곡식과 과일이 잘 익어갈수있는 햇살과 계절이기는 하지만 도시민들이 견디기엔 쉽지않은 날씨이다. 오전에 잘 맞지않은 활을들고사대에서 헤메이며 습사를하다 시원한 냉면을 먹고 귀가하여 햇살을 바라보며 붓을든다.청벽유고 증보본 한글판을 베껴쓰고나니,별다른 교재가없어 예전에 받은 한자판을 써본다.이열치열ㆍ 한여름에도 선풍기없이 습사를 하였는데, 이 정도날씨를 견디지 못하랴. 뜨겁던 팔월여름에도 견디던 팔목에 땀띠가 나니 덥기는더운 날씨이다. 단순히 더운것을 떠나 피부에 이상이 생기면 여러모로 신경이 써지고 피곤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궁도 붓글씨도 부지런히 습사에 임한다. 배우고 익히는 ..

붓글씨 2023.09.07

먹갈기

그동안 붓글씨를 먹물을 사서 습사를 하였다. 인터넷과 택배제도가 워낙이나 잘되어있다보니 저렴한 가격에 구입하기도 쉽고 사용하기도 편리하여 이용하였는데,어느날 가만히 생각해보니 이건 아니구나 싶다. 붓을 든다는 자체가 정신수양과 더불어 스스로를 갈고 닦는 방편의 하나인데 먹물을 사서 붓을 든다는 것이 조금 모순인듯 느껴진 것이다. 주변에 붓글씨를 쓰는 사람에게 물어보아도 직접 먹을 들고 갈아서 글씨를 쓴다고한다. 오래전에 가수나훈아가 인터뷰하는 것을 본 적이 있다.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국민적 가수인데 열심히 공부하고 책을 읽으며 가끔 붓을 든다고하는데,직접 먹을 갈아 붓을 잡는다고한다. 힘들고 어렵고 화나는 세상사의 온갖 잡념과 상념들을 먹을 갈면서 분을 삭이고,잘못된 것을 뉘우치고 반성하면서 먹물을 만..

붓글씨 2023.08.24

청벽유고 베껴쓰기를 마치고...

지난5월11일부터 시작한 청벽유고 베껴쓰기를 마친다. 근 100일에 걸쳐 책을 펼쳐놓고 무작정 베껴쓰기를 하면서 두 계절이 지나갔다. 봄에 시작한 것이 뜨거운 여름을 지나고 마침 오늘도 여름이 그 마지막 더위를 쏟아내듯 덥다. 그래도 오후가 되니 조금 바람이 불어오는데 시원한 바람이니 여름의 더위도 수그러들것 같다.한여름의 더위에도 창문만 열고 선풍기하나 틀지않고 좌탁에 앉아 붓을 들고 베껴 쓴 것이 적지않은 분량과 시간이었다. 그래도 세월의 흐름은 어김이 없어 봄이 지나고,이제 뜨겁던 여름도 그 기운이 다해가는 듯하다. 내일과 모레 비가 내린다니 비가 내린후에는 더위가 저마치 물러가 있으리라.가르쳐주고 지적해 주는 사람없이 혼자 붓을 잡고 베끼다가보니 무엇이 잘 되었고,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알지를 못한..

붓글씨 2023.08.21

비오는날의 여유

인생이막의 취미생활로 잘 선택한 것이 서예와 국궁이다. 산행,트레킹,라이딩,캠핑등 다양하게 야외활동을 즐기고있는데 추가로 국궁을 배우기 시작한지가 4년차를 접어들고 있으며,특별한 일정이나 약속이 없으면 아침식사후 활터를 올라 오전시간을 습사를 하면서 심신을 단련한다. 오후에는 조용히 자리에 앉아 습사지 앞뒷면을 붓글씨연습을 한다. 야외활동후 조용히 실내에서 즐길수 있는 것으로 서예를 선택하였던 것이다. 무더운 여름날 시원한 대청마루에 모시적삼을 입고 붓을 들고 글을 써가는 모습을 상상하면 운치도 있고 폼도? 나는 것 같다. 누구는 퇴직하여 생활하면서 심심하고 지겨운 나날이라고 하는데, 할것이 많고 또 즐길수있으니 그것 또한 복이다.오늘은 활터에 행사가있어 습사가 불가하니 아침부터 붓을 들고 글씨를쓰면서 ..

붓글씨 2023.07.16

청벽유고(靑壁遺稿) 베껴쓰기

청벽은 퇴계 6대손인 이수연의 호이고,집안의 어른이 되시는 분이다. 벼슬을 마다하고 퇴계어른의 유서들을 모으는 작업과 더불어 많은 시를 남기셨다. 후손들이 그 뜻을 기려 한문판 청백유고에 이어 한글판 청백유고를 편찬하였으니, 한권을 받아 보관하다가 서가에서 잠재울 것이 아닌것 같아 읽어 볼 겸 한번 따라 써 보기로 하였다. 글자가 작아 보는 것만으로도 눈이 침침하며, 특히나 한자는 획이 많아 육안으로 분별하기 힘들어 돋보기를 들고 바라보아야한다. 그럼에도 접해서 써보고 싶은 것은 조상께서 남긴 것이기도하고, 일면으로는 나이가 들어가는 징조이기도 하리라.

붓글씨 2023.05.11

서경(書經)베껴쓰기를 마치고

서경을 베껴쓰기가 끝났다. 쉽게 접할 수 없고 읽기도 어려운 책을 붓글씨 교본으로 놓고 쓰다보니 어느세월에 마지막 장이 넘어간다. 부지런함과 끈기의 결실이 대단함을 다시한번 느낀다. 4월8일에 시작하여 하루 두장씩을 거의 빠짐없이 쓰다보니 한달이 조금지나 그 끝장을 넘기게 된다. 작은 글씨를 보려니 눈이 가물거리고 제대로 보이지않아 확대경을 들고 보고는 그대로 베껴쓰기를 지속하였더니 시력이 더욱 나빠진것 같아 우려스럽다. 이제 더이상 렌즈를 조절하여 시력을 향상시키기는 어렵다는 이야기를 듣고 있는 중이다. 그렇지만, 논어의 “배우고 익히면 또한 즐겁지 아니한가?”(學而時習之면 不亦說乎아) 문구도 좋다. **서경은 오경(五經) 중의 하나로, 중국 상고시대(上古時代)의 정치를 기록한 책이다. 고대에는 제도상..

붓글씨 2023.05.10

서경(書經)베껴쓰기

서경을 베껴 쓰고있다. 한권으로 된 중용,시경,서경을 지난 겨울에 구입하여 베껴 쓰기를 시작하였는데 중용과 시경편을 마치고 서경을 열심으로 베껴 쓰는 중이다. *서경 오경(五經:유교의 다섯 가지 기본 경전. 일반적으로 "역경(易經)" · "서경(書經)" · "시경(詩經)" · "예기(禮記)" · "춘추(春秋)" 를 이른다) 중의 하나로, 중국 상고시대(上古時代)의 정치를 기록한 책이다 고대에는 제도상으로 사관(史官)이 있어 나라 안에서 일어나는 모든 정치적 상황이나 사회 변동·문물 제도 등을 낱낱이 문자로 기록하였다고 한다. 따라서, 옛날에는 그저 서(書)라 일컬었으며 때로는 왕조(王朝)의 이름을 위에 얹어 우서(虞書)·하서(夏書) 등으로 일컫기도 하였다. 공자(孔子)는 이 서를 대단히 중히 여겨 번잡한..

붓글씨 2023.04.08